돈이라도 주던가.
팁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게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한국인들은 알고 있을까?
한국 여성의 삶을 바꾸는 하나의 계기로 나는 배낭여행을 꼽는다. 유학보다 경제적 비용도 적고, 시간 손실도 적다. 무엇보다 유학보다 훨씬 더 즐거운 추억을 안겨준다. 다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언어로 학업으로, 취업으로, 업무로, 현지인들과 경쟁을 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여행은 누구와 경쟁할 필요 없이 스스로와의 싸움이다. 즐길 수 있는가, 없는가. MBA보다 싸다. 학위가 없어 취업은 MBA보다 못하지 않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요즘 MBA도 취업이 예전만 못하다.
선생은 그저 우직하게, 성실하게 열심히 공부할 것만을 주문했다. 요즘 토익 출제 경향을 쪽집게 도사처럼 알려준다는 강사들이 뜨는데, 선생은 단기간에 시험 성적을 올려주는 요령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험만 잘 봐서, 통역사가 되면 뭐하나요. 실력이 없으면, 먹고 살 수가 없는데.' 이게 선생님의 지론이었다. 그러니 단기 속성으로 시험 잘보는 요령을 배우려는 학생은 금세 떨어져 나갔다. 더 많은 학생을 받으려면 요령도 좀 가르쳐주시면 좋으련만, 선생님은 공부도 강의도 요령을 피우지 않으셨다.